2007년 04월 22일
버지니아텍 사건에서 긍정적인 면 발견하기
(워낙 사건이 사건인지라 이 주제로 글을 여러개 쓰게 되는군요)
많은 분들이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불안해 하고 "왜 하필..."이란 생각도 가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만, 전 오히려 그 사실에서 몇 가지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1. 성급한 판단의 우를 되돌아 보기: 한국 사람들이 기질적으로 쉽게 흥분도 하는 편이고 감정 표현도 직접적이다보니 아무래도 사건 초기에 범인이 중국계라고 알려지는 순간 벌떼같이 중국 사람들을 욕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급한 행동이 부메랑이 되서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죠. 이번 사건 하나로 기질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모든 변화가 어떤 단초가 되는 사건에서 싹 틔웠듯 어떤 판단을 위해 좀 더 신중한 판단의 과정의 필요성을 많은 분들이 깨달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인식: 편견이 아니냐고 달갑지 않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단일 민족 국가인 한국은 그 문화적 자부심에 비해 타문화에 대한 무지와 편견은 솔직히 심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남의 문화에 대해 무지하면 모르겠는데, 문제는 나의 무지함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폄훼하거나 아니면 지레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전자는 주로 우리보다 못사는 국가권의 문화들에 대해, 후자는 우리보다 잘 사는 (주로 서구) 나라들에 대해 그러한 무지나 편견을 표출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사과를 해야한다 말아야 한다로 다툰 내분(?)은 지금 당장은 한국적인 방식이 더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한번쯤 "그게 정말 맞을까?"라는 미묘한 파문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비슷한 사건이 외국인에 의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우리는 어떠했을까라는 가정을 얘기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구요.
3. 이민 생활에 대한 현실적 모습의 부각: 요즘 토플 응시인원이 차고 넘칠 정도로 한국에서 미국 오고 싶어하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저도 어쩌다가 미국에서 밥벌어 먹고 삽니다만 어메리칸 드림과는 거리가 먼 이유로 와서...) 소위 말하는 이민 1세대란 계층은 과거 특정 연대에 이민 오신 분들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지금도 오히려 커져가는 현재 진행형의 그룹을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민에 대한 계획을 가지신 분들이 실제로는 이민 생활이 어떤 것인지 정작 본인들이 겪어보기 전에는 부정적인 면을 별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 모습들을 흔히 봅니다. 반대로 영주권/시민권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면서, 특히 교육이나 병역문제와 연관지어서 우리가 한국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국을 등지고 떠나 사는 교포들은 별로 겪지 않고 있는것으로 착각하기도 하지요.
두 경우 모두에게 이민 생활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다시금 고려하도록, 혹은 교포들의 삶도 한국에서의 삶과 별반 다를게 없이 나름의 문제로 고생하고 사는 삶임을 이해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4. 미국사회의 새로운 반응을 유도: 순전히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번 사건을 다루는 미국 언론의 방송 분위기가 예전의 비슷한 학교내 총격 사건들과는 다르면이 있습니다. 외국 국적의 범인이기에 분노가 더욱 증폭될 수 있었던 사건이었지만, 사건 조사과정에서 세세하게 드러난 범인의 병적인 모습, 그들의 관점에서 한국 국민들의 다소 특이한 반응 (막 따지고 성질 내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먼저 확 저자세로 나오면 당황하기 마련이죠) 등등이 사건의 초점이 범죄에 대한 충격과 증오에서 다른 양상으로 급반전 되게 했고 어쩌다보니 "용서한다", "사과는 그만해라. 우리도 부끄럽다"는 얘기까지 나오게 되어버렸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류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나온다는 그런 변화가 중요한 겁니다. 일례로, 4/20일자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의 사설: A lesson in your apology 는 이런 변화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그네들 입에서 먼저 "우리도 배운게 있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을 정도니 이번 사건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른 방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더불어 해묵은 문제(총기 소유에 대한 논란)까지도 각성하는 계기로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해서 "차라리 잘 된거다"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애시당초 일어나지 않았으면 최선이었겠지만 이미 일어나고 지나간 일을 어떻게 해야 신속히, 그리고 제대로 매듭지을 수 있는지의 측면에서 저런 식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뿐이지요.
많은 분들이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불안해 하고 "왜 하필..."이란 생각도 가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만, 전 오히려 그 사실에서 몇 가지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1. 성급한 판단의 우를 되돌아 보기: 한국 사람들이 기질적으로 쉽게 흥분도 하는 편이고 감정 표현도 직접적이다보니 아무래도 사건 초기에 범인이 중국계라고 알려지는 순간 벌떼같이 중국 사람들을 욕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급한 행동이 부메랑이 되서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죠. 이번 사건 하나로 기질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모든 변화가 어떤 단초가 되는 사건에서 싹 틔웠듯 어떤 판단을 위해 좀 더 신중한 판단의 과정의 필요성을 많은 분들이 깨달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인식: 편견이 아니냐고 달갑지 않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단일 민족 국가인 한국은 그 문화적 자부심에 비해 타문화에 대한 무지와 편견은 솔직히 심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남의 문화에 대해 무지하면 모르겠는데, 문제는 나의 무지함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폄훼하거나 아니면 지레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전자는 주로 우리보다 못사는 국가권의 문화들에 대해, 후자는 우리보다 잘 사는 (주로 서구) 나라들에 대해 그러한 무지나 편견을 표출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사과를 해야한다 말아야 한다로 다툰 내분(?)은 지금 당장은 한국적인 방식이 더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한번쯤 "그게 정말 맞을까?"라는 미묘한 파문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비슷한 사건이 외국인에 의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우리는 어떠했을까라는 가정을 얘기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구요.
3. 이민 생활에 대한 현실적 모습의 부각: 요즘 토플 응시인원이 차고 넘칠 정도로 한국에서 미국 오고 싶어하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저도 어쩌다가 미국에서 밥벌어 먹고 삽니다만 어메리칸 드림과는 거리가 먼 이유로 와서...) 소위 말하는 이민 1세대란 계층은 과거 특정 연대에 이민 오신 분들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지금도 오히려 커져가는 현재 진행형의 그룹을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민에 대한 계획을 가지신 분들이 실제로는 이민 생활이 어떤 것인지 정작 본인들이 겪어보기 전에는 부정적인 면을 별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 모습들을 흔히 봅니다. 반대로 영주권/시민권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면서, 특히 교육이나 병역문제와 연관지어서 우리가 한국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국을 등지고 떠나 사는 교포들은 별로 겪지 않고 있는것으로 착각하기도 하지요.
두 경우 모두에게 이민 생활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다시금 고려하도록, 혹은 교포들의 삶도 한국에서의 삶과 별반 다를게 없이 나름의 문제로 고생하고 사는 삶임을 이해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4. 미국사회의 새로운 반응을 유도: 순전히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번 사건을 다루는 미국 언론의 방송 분위기가 예전의 비슷한 학교내 총격 사건들과는 다르면이 있습니다. 외국 국적의 범인이기에 분노가 더욱 증폭될 수 있었던 사건이었지만, 사건 조사과정에서 세세하게 드러난 범인의 병적인 모습, 그들의 관점에서 한국 국민들의 다소 특이한 반응 (막 따지고 성질 내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먼저 확 저자세로 나오면 당황하기 마련이죠) 등등이 사건의 초점이 범죄에 대한 충격과 증오에서 다른 양상으로 급반전 되게 했고 어쩌다보니 "용서한다", "사과는 그만해라. 우리도 부끄럽다"는 얘기까지 나오게 되어버렸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류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나온다는 그런 변화가 중요한 겁니다. 일례로, 4/20일자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의 사설: A lesson in your apology 는 이런 변화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그네들 입에서 먼저 "우리도 배운게 있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을 정도니 이번 사건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른 방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더불어 해묵은 문제(총기 소유에 대한 논란)까지도 각성하는 계기로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해서 "차라리 잘 된거다"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애시당초 일어나지 않았으면 최선이었겠지만 이미 일어나고 지나간 일을 어떻게 해야 신속히, 그리고 제대로 매듭지을 수 있는지의 측면에서 저런 식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뿐이지요.
# by cmpark | 2007/04/22 18:38 | 생각과느낌 | 트랙백 | 덧글(1)




